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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어린 소년들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습니다

여수룬1 2007. 3. 1. 08:01

정말 이 어린 소년들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습니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학창시절에 들었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금에 눈이 어두웠던 마이더스 왕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어느 날 마이더스 왕에게 낯선 신이 찾아와 소원을 말하면 그대로 이루어주겠다는 제의를 합니다. 그래서 이 왕은 자신의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을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소원을 말하자마자 왕이 만지는 모든 것은 정말 다 황금으로 변했습니다. 신이 난 왕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황금 만드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그러다 왕이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물마저도 황금으로 변했습니다. 배가 고파도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까지도 황금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그만 자신의 황금의 손을 의식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딸을 만지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그의 사랑하는 딸도 황금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기가 만들어 놓은 황금의 세계를 바라보면서 해가 지는 황혼녘에 절망하며 절규했습니다. “내가 원한 것은 황금이 아닙니다! 나의 딸의 생명을 돌려주십시오. 내가 원한 것은 황금이 아닙니다! 한 모금의 물입니다.”


   여기에서는 부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는 의미로 쓰여졌는데 오늘날 이 ‘황금 손’은 ‘마이더스의 손’으로서 하는 일마다 성공을 하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모든 사람들은 마이더스의 손의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이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 허황된 환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황금을 숭배하면서 이기주의가 팽배해져 돈이 있는 사람은 강자로 여기고 돈이 없는 사람은 약자로 여깁니다. 따라서 돈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모으는 데 집착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는데 몰두합니다. 이렇게 되면서 사회 정의나 윤리 도덕은 무너지게 됩니다. 자연히 각종 사회 범죄가 늘어납니다. 그러더니 범죄를 저지르고도 돈 있는 사람은 풀려나고 돈 없는 사람은 감옥에서 고생한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까지도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세태가 기독교인에게까지 침투해 있는 작금의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한 맛이 듭니다. 간혹, 단돈 얼마에 하나님의 자녀임을 포기하고 마귀의 시녀로 전락하는 모습을 무방비 상태로 맞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초라해지기까지 합니다. 가진 자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굽실대야 하는 자신이 밉다 못해 비참해지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물질 앞에 초연하고 순수해야 할 교회의 모습들조차도 돈의 위력 앞에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해집니다.


   바벨론이라는 막강한 힘을 가진 나라에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을 비롯한 네 소년. 왕의 진미와 포도주를 거부하여 죽음까지도 갈 수 있었던 그 상황에, 눈 한번 찔끔 감으면 목숨을 건지는 것 뿐 아니라 모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질 수 있는 그 순간에. 한 순간의 사탄의 영웅이 되기보다는 영원한 하나님의 종으로 남기를 원했던 충직한 믿음의 네 소년, 돈과 권력이 우선이 아닌 하나님 우선주의로 살아가며 죽음 앞에서도 당당히 하나님을 외칠 수 있었던 멋있는 어린 소년들, 비록 고난에 처해진다 하더라도 그 고난 때문에 하나님을 떠날 수 없다는 신앙의 절개를 가지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절대 순종적인 삶을 살았던 아름다운 소년들, 이들을 보노라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습니다.


   이 믿음의 소년들에게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지식을 얻게 하시며 모든 학문과 재주와 이상과 몽조를 깨달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방나라에서 성공적인 승리의 삶을 살게 하여 주셨습니다.


   정말 이 어린 소년들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습니다.

“저희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눅 12:15) . 자료출처/창골산 봉서방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