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은 아름다운가
이월의 깊은 숲으로 바람이 불고 있다
가볍게 흔들리는
떡갈나무 가지마다 빛은 고요히 내리고
언덕 멀리 이어진 한적한 숲길을
나는 혼자 서성였다
가슴 깊숙이 와닿는 불꽃
순간 순간 밀려드는 가쁜 숨소리가
숲속 가득 번져갔다
뜨거운가, 내 서 있는 이 곳은
얼마나 많은 잎들이 빛과 어둠을 껴안으며
맑은 숨을 그리워했던가
삶은 달아 오르고
엉킨 가지들은 저마다의 꿈을 가누며
푸른 박수로 일어섰다
아, 아직은 불꽃으로 살고 싶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사라져 갈 모든 것을 온가슴에 품으며
다시 불길로 타올라야 한다
이월의 깊은 숲
불현듯 새들이 힘찬 징소리로 퉝겨 오를 때
보았다, 나는
키 높은 가지마다 불씨를 물어 나르는
존재의 끝없는 날개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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