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뱀이 부시시 눈을 떠 보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 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 보았다.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이 <驚蟄>을 세워 놓고
이렇게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 본다.
-그러나 <立春>은 카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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