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절 주절

느릅나무 (존엄, 신실)

여수룬1 2006. 12. 21. 11:30

 

 

 

 

 

 

 

Elm(느릅나무)


느릅나무는 존엄성과 신실함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쌍떡잎식물 쐐기풀목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 교목이다. 춘유(春楡) 또는 가유(家楡)라고도 한다. 높이는 20m, 지름은 60cm이며, 나무 껍질은 회갈색이고, 작은 가지에 적갈색의 짧은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타원형이며 끝이 갑자기 뾰족해지고 잎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잎 앞면은 거칠고 뒷면 맥 위에는 짧고 거센 털이 나 있다. 잎자루는 길이가 3∼7mm이고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이고 3월에 잎보다 먼저 피며 잎겨드랑이에 취산꽃차례를 이루며 7∼15개가 모여 달린다. 화관은 종 모양이다. 열매는 시과이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며 길이가 10∼15mm이고 5∼6월에 익으며 날개가 있다. 봄에 어린 잎은 식용한다. 한방에서 껍질을 유피(楡皮)라는 약재로 쓰는데, 치습(治濕)·이뇨제·소종독(消腫毒)에 사용한다. 목재는 건축재·기구재·선박재·세공재·땔감 등으로 쓰인다. 한국·일본·사할린·쿠릴 열도·중국 북부·동시베리아에 분포한다. 느릅나무는 아름다운 나무다. 수형(樹形)이 퍽 단정하고 아름답다. 곧게 자란 원줄기에 많은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 우아하면서도 위엄이 넘친다. 산속이나 들 한가운데서 간혹 잘 자란 느릅나무와 마주치면 그 독특한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줄기, 그리고 기운이 넘치는 자태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참 동안 걸음을 멈추고 서서 나무를 올려다 보면서 ‘야 멋있는 나무다’ 하고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은 느릅나무를 사랑하여 마을 들목이나 길가에 심고 정자나무(亭子木)로 삼아 극진하게 보호하였다. 느릅나무 그늘 아래서 따가운 여름 볕을 피하기도 하고, 모여서 정담(情談)을 나누기도 하고, 바둑이나 장기, 그네뛰기나 꽹과리를 치는 놀이판을 벌이기도 했다. 정자나무 아래는 마을사람들의 놀이터요, 대화의 광장이며 문화 공간이기도 했다. 느릅나무는 동양에서보다는 서양에서 훨씬 중요하게 여겼다. 서양에서는 수형이 우아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가로수나 정원수로 그 가치를 높게 샀다. 느릅나무는 유럽이나 미구겡서 제일 흔한 나무다. 가로수, 정원수, 공원수로 널리 심기 때문이다. 대학의 구내나 집 주변, 밭 둘레의 울타리에도 느릅나무를 심고 느릅나무는 경관에 큰 몫을 차지한다. 특히 느릅나무는 영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의 도시와 농촌은 온통 아름드리 느릅나무들로 싸여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깊은 감명을 받는다. 느릅나무 아래에는 으레 긴 의자가 있고 오가던 사람들이 잠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신문이나 책을 읽는다. 햇볕은 느릅나무 그늘에 반은 가렸다가 반은 비치면서 천천히 옮겨간다. 영국적인 목가와 서정을 느릅나무가 대변하는 것이다. 서양인들의 생활은 느릅나무와 연관이 많다. 어려서 느릅나무 아래서 놀고, 젊어서 느릅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미래를 설계하며, 늙어서는 느릅나무 그늘에서 느릅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인생을 관조하고 음미하다가, 죽어서는 느릅나무 관속에 들어가 잠든다. 그들의 삶과 정서가 느릅나무와 이어져 있기에 서양의 문학 작품을 읽으면 느릅나무 얘기가 많이 나온다. 영국 사람들은 잘 가꾸어진 느릅나무 숲들을 두고 그들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인 유물들 곧, 위대한 건축물이나 예술작품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사실 해묵은 숲은 그 자체의 경제적 가치도 크겠지만 그보다는 그 아름다움과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 영향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니겠는가. 느릅나무는 수백 년 묵어 줄기가 굵어지면 흔히 줄기 속이 썩어 구멍이 생긴다. 주변의 지기(地氣)를 모두 흡수하여 새로운 기운을 보충하지 못하게 되면, 나무는 줄기 속에 있던 기운을 가지 끝으로 올려 보내게 되는데 이 때문에 줄기 속의 조직이 약해진다. 여기에 균이 침입하여 번식하면 나무는 속이 쉬 썩는다. 껍질만 살아 있고 속이 모두 썩어버린 것도 있는데 그래도 죽지는 않는다. 오래된 나무는 으레 공동(空洞)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느릅나무에 더 많다. 그 때문에 느릅나무가 은행나무나 느티나무만큼 오래 살지 못하는 것 같다. 느릅나무의 가지는 잘 휘어지지만 쉽게 부러지지는 않는다. 그런 성질 때문에 어린 가지를 껍질을 벗겨내고 불로 휘어서 소 코뚜레를 만든다. 느릅나무 목재는 결이 곱고 재질이 단단하고 잘 갈라지지 않는다. 그런 장점이 있어 가구, 마차, 선박 같은 것을 만들 때와 집을 짓는 데 많이 쓴다. 특히 이 나무는 물속에서 잘 썩지 않는 성질이 있어서 교량이나 선박을 만드는 데 매우 좋다. 실제로 영국 워터루(Waterloo)다리는 만든 지 1백20년 동안 다리 자체의 무게와 그 위로 지나다니는 사람과 마차의 무게를 견디어 냈으며, 그 다리를 헐었을 때에 나온 느릅나무 받침대는 1백20년 동안 물속에서도 거의 썩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를 막기 위한 판자, 지붕, 선박의 밑창, 관을 짜는 데 많이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느릅나무에 별로 관심이 없다. 가로수나 정원수로도 잘 심지 않는다. 서울에서 드물게 느릅나무 가로수가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