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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새삼 씨를 토사자(兎絲子)라 하여 귀한 약재로 쓴다. 토사자란 이름의 유래는 그 옛날, 뼈가 부러진 토끼가 새삼의 씨앗을 먹고 부러진 허리를 고친데서 연유하였다 한다. | ||||||||||||||||||||||||
이즈음 점심 산책길 악양천 제방에서, 또는 이른 아침 뒷산 약수 뜨러 오가는 길에, 길가 풀숲을 노랗게 얽어맨 새삼과 종종 맞닥뜨린다. 마치 노란 실타래가 가시덤불에 엉킨 것처럼 엉성해서, 보통 사람은 그것이 식물인지조차 모르며 지나게 되는 새삼이란 식물이다.
새삼은 메꽃과의 덩굴성식물로, 여름철 좁쌀만한 노란흰꽃을 다닥다닥 매다는데, 참으로 독특한 식물이다. 식물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잎과 뿌리가 없다. 잎은 퇴화되어 작은 비늘처럼 되었다. 잎은 없이도 사는 식물이 더러 있지만 뿌리 없이 살 수 있는 식물이 있을까. 일반적인 상식이라면 식물은 뿌리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물과 미네랄을 빨아드리고, 잎에서 만든 영양분을 저장하였다가 생장과 번식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러기에 뿌리가 뽑히면 식물은 이내 생명을 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새삼은 뿌리 없이 생존할뿐더러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그 해답은 새삼이 기생식물이라는 데 있다. 사람 몸속에 터 잡아 영양분을 훔쳐 먹는 벌레들을 기생충이라 하는데, 새삼이 식물세계에서 다른 식물을 터 삼아 살아가는 기생충과 같은 식물이다. 기생식물의 하나로 겨우살이가 있다. 그러나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뿌리를 박아 영양분을 뺏어먹지만, 그 자체로도 잎과 줄기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완전 기생식물은 아니다. 이에 반해 새삼은 말 그대로 완전 기생식물이다.
처음 씨는 땅에서 발아하지만, 숙주식물을 만나 올라붙으면 이내 뿌리는 사그라지고, 대신 빨판을 내어 숙주식물에게서 모든 물과 영양분을 다 해결한다. 죽기 살기로 매달린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런지 노란 가느다란 줄기는 마치 오랏줄 같기도 하고 철사 줄 같기도 해서 아주 단단히 숙주식물을 감고 옥죈다. 사실 사람의 손으로 강제로 떼어내려 해도 힘이 들 정도로 강력하다. 지상에 뿌리를 두고 그곳에서 일생을 보내야하는 식물계의 계율을 새삼은 벗어던졌지만, 일생을 다 할 때까지 이 식물에게서 저 식물에게로 옮겨 다니며 그 자신의 생명을 구걸해야 하는 것이 새삼의 운명인 모양이다. 아니 상대방을 죽이고 강제로 빼앗는 거겠지. 주로 콩밭이나 환삼덩굴, 칡넝쿨, 쑥대 등에 기생하는데, 실새삼의 경우 콩밭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사람 세계에서도 새삼과 같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어찌 없겠는가.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새삼에 산삼, 인삼, 만삼 등에나 붙는 삼(蔘)이란 이름이 붙은 걸 보면 약재로서의 가치는 높은 모양이다. 한의학에서는 새삼 씨를 토사자(兎絲子)라 하여 귀한 약재로 쓴다. 토사자란 이름의 유래는 그 옛날, 뼈가 부러진 토끼가 새삼의 씨앗을 먹고 부러진 허리를 고친데서 연유하였다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평(平)하며 맛이 맵고[辛] 달며[甘] 독이 없다. 주로 음경 속이 차거나 정액이 절로 나오는 것, 오줌을 누고 난 다음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입맛이 쓰고 입이 마르며 갈증이 나는데 쓴다. 정액을 돕고 골수를 늘려 주며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찬 것을 낫게 한다. 음력 6-7월에 씨가 여무는데 몹시 잘아서 누에씨와 같다. 9월에 씨를 받아서 볕에 말린다. 술과 같이 쓰면 좋다.’ 고 적고 있다.
토종 약초연구가 최진규씨에 따르면, ‘새삼 씨는 양기를 돕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이다. 신장이 허약하여 생긴 음위증, 유정, 몽설 등에 효과가 좋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허리힘을 세게 하며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고 한다. 가을철에 새삼 씨를 따서 깨끗이 씻어 햇볕에 2~3일 말렸다가, 새삼 씨 분량의 2~3배쯤 술을 붓고, 어둡고 서늘한 곳에 3~4개월 보관한 뒤 조금씩 마시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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