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서는 민감한 스위치 사용에 달렸다
심상호 / 헵시바 멀티미디어 선교회 대표
음의 입구를 마이크로폰이라 하고 출구를 스피커라 한다면 그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믹서와 앰프이다.
일반적으로 믹서라 불리우는 오디오 믹서(Audio Mixer)는 그 종류가 천차만별이나 이곳에서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믹서를 중심으로 설명을 하겠다.
믹서는 마이크로폰을 몇 개 꽂아 사용하는 소형의 휴대용 믹서에서부터 전문 녹음실에서 사용하는 수십 채널, 혹은 100채널 이상의 다양한 제품이 있고, 근래에는 신호의 경로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믹서도 등장하였다. 현재까지 디지털 믹서는 교회에서 사용하기엔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아서 녹음실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믹서의 성능은 우선 내부의 고유잡음이 적고 음의 열화나 변화가 없는 것이라야 하는데, 녹음실에서는 고유잡음이 거의 없고 음의 열화나 변화가 없는 최고급품을 사용하게 된다. 교회에서도 간혹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는데, 물론 고급품을 쓰면 그만큼 음질도 좋고 기타 유리한 면이 많지만, 설교와 찬양을 주용도로 하는 교회에서는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믹서 정도면 될 것이다. 딱히 정해진 용어는 아니지만 초저잡음의 고급 믹서를 레코딩 믹서라 하고 잡음이 비교적 심한 일반 믹서들을 DJ용 믹서, 혹은 PA용 믹서라 부른다. 또한 믹서에 앰프가 내장되어서 별도의 앰프 없이도 직접 스피커에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는 믹서앰프(Powered Mixer)도 있으며, 아예 스피커까지 내장되어 있는 일체형의 제품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각 교회의 사정과 용도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구해서 사용하면 될 것이다. 믹서는 스피커로의 출력이 모노로 되는 것과 스테레오로 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스피커를 두 개 부착할 수 있다고 해서 스테레오가 아니라, 음이 스테레오로 분리되어 나갈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단순히 설교만을 위한 믹서라면 모노라도 상관이 없으나, 전자악기나 녹음기, 씨디 플레이어 등을 연결하여 음악 재생을 하는 용도라며는 가능한 한 스테레오 믹서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믹서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음향장비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어서 다루기에 힘들어 보일 뿐 아니라, 실제로 이 믹서를 잘못 운용함으로써 음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믹서는 마이크라던가 전자악기 등으로부터 음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채널이 모듈화 되어 있어서, 이 채널 모듈이 병렬로 여러개 모인 구조이다. 작게는 4채널에서부터 8채널, 12채널, 16채널, 20채널, 24채널, 36채널, 48채널 혹은 그 이상의 구조로 되어 있다. 하나의 채널은 1계통의 신호를 받아 들인다. 그러므로 스테레오 신호를 받아 들이려면 2채널이 필요하게 된다. 교회에서는 이점을 잘 고려하여 믹서를 구입하여야 한다. 즉, 마이크는 몇 개 쓸 것인가, 전자 악기는 몇 개 쓸 것인가, 씨디 플레이어나 VCR, 카세트 데크는 몇대나 연결을 할 것인가 등등을 고려하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장래의 확장성을 고려하여 충분한 채널을 확보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교회의 규모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이 될 것이다.
교회에서 사용될 믹서의 조건은 ① 견고하여야 하며 ② 사용이 간편하고 ③ 기기 자체의 고유잡음이 적고 ④ 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외부 녹음기 연결 단자, 에펙터 연결 단자, 이퀄라이저 기능 등등이 내장되어 있고 ⑤ 충분한 채널수가 있어야 한다.
믹서는 위에서 말했듯이 교회 음향기기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으므로 고장이 날 우려가 많다. 그러므로 사제품 믹서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정평있는 전문 메이커의 제품을 구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에 먼지나 기타 이물질로부터 보호가 잘 되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 어린이들의 손에 쉽게 만져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서울의 한 교회를 방문하여 믹서를 보았더니, 각 스위치 부분마다 펜으로 표시를 해 놓고는 절대로 다른 곳으로 스위치나 노브(knob)를 못 움직이게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는 바람직한 믹서 운용법이 아니다. 아래의 그림은 일반적인 믹서의 한채널을 그려놓은 것으로, 이 한 채널만 잘 이해한다면 나머지는 채널수가 아무리 많다해도 똑같은 모양에 똑같은 기능을 가진 것들이므로 쉽게 조작할 수 있을 것이다.
1) 트림(trim) : 이 단자는 마이크로폰이나 전자 악기등에서 나온 신호가 믹서로 들어오는 입력의 크기, 즉 입력 게인(gain)을 조절하는 곳이다. 18번의 오르락내리락 하는 음량 조절 단자를 페이더(fader)라고 하는데, 이것을 눈금의 “0”이나 혹은“U”라고 표시된 곳에 맞추어 놓은 뒤, 13번의 오버로드(overload)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최대치까지 트림을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음량을 올려 놓는다. 이것을 유니티게인(unity gain) 설정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모든 페이더가 “0”이나 혹은 “U”에 있게 되면, 믹서의 조정이 한결 쉬워지게 되고 다른 외부 기기들, 이를테면 녹음기나 에펙터 등과 음량 조정도 쉬워지고 여러 사람이 믹서를 사용하게 되어도 한눈에 믹서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믹서를 설치하고는 유니티 게인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2), 4) 보조 출력(aux send) : 디지털 에펙터나 이퀄라이저 등으로 소리를 보내거나 모니터용의 스피커 등 보조장치에 신호를 보내는 단자이다. 믹서에 따라 1개에서 4개 정도의 단자를 갖고 있으며, 믹서 뒷면의 출력단자가 모노로 된 것과 스테레오로 된 것이 있고, 입출력이 한 단자에 스테레오잭으로 구성된 것도 있으므로 사용자 설명서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3) 프리(pre),포스트(post) 선택 스위치 : 보조 출력을 18번의 페이더 전단에서 하는 pre와 후단에서 하는 post 선택 스위치이다. 주로 녹음실에서 에펙터를 연결할 때에 사용하므로 교회에서는 pre쪽에 놓고 사용하면 무난하다.
5) 쉬프트(shift) 스위치 : 실제 보조 출력 단자는 4개밖에 없는데 6개처럼 사용할 때에 이 스위치를 눌러 보조 출력을 늘리는 장치이다. 이 역시 녹음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교회에서는 별로 사용할 일이 없다.
6) 고음 이퀄라이저 (hi EQ) : 입력된 음의 고음역의 음색을 조정해 주는 단자이다. 일반적으로 중심 주파수가 10kHz에서 12kHz이며 12시 방향에 놓으면 음이 중립이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고음역이 상쇄하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고음역이 증가한다.
7) 중음 이퀄라이저 (mid EQ) : 1kHz대의 중음역을 조정해 준다. 특별히 이 중음 이퀄라이저는 사람의 목소리 영역에 해당하므로 이 단자를 잘 조정하면 설교자의 목소리를 잘 보정해 줄 수가 있다.
8) 중음 스윞 (sweep) 스위치 : 위에서 말했듯이 중음역은 사람의 목소리 부분에 해당되며 대부분 악기들이 걸리는 주파수이다. 그래서 많은 믹서들이 중심주파수를 이 스위치로 옮길 수 있게 설계를 해 놓았다.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중심 주파수가 점점 올라가고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중심 주파수가 내려간다. 이 스위치를 올리고 내려서 설교자의 중심 주파수를 찾아내어 잘 조정해 준다면 믹서를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9) 저음 이퀄라이저 (low EQ) : 베이스 부분의 저음역을 조정해 주는 스위치이다. 일반적으로 믹서는 이렇게 3개 정도로 이루어진 3밴드 파라매트릭 이퀄라이저를 내장하고 있다. 음색에 윤기를 붙이고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등 소리 만들기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므로 시간을 투자하여 여러모로 조작을 해보아서 각 마이크와 설교자, 그리고 악기에 맞게 각각의 채널을 조정해 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10) 저역 필터(low cut filter) : 저음역의 부-웅 하는 전기잡음이나 기타 불필요한 간섭요소들을 제거하여 음색을 미끈하고 깨끗하게 하는 필터이다. 각 믹서마다 커트 주파수나 커트되는 양은 다르지만, 카세트데크의 음악을 연주하거나 전자 악기 등을 사용할 때에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11) 팬포트(pan-pot) : 각 채널의 출력을 왼쪽으로 할것인지, 오른쪽으로 할것인지 혹은 가운데에 놓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즉 음의 신호가 두 개의 스피커로 나가 스테레오가 될 때에 이 스위치를 이용하여 각각의 악기나 설교자의 위치에 변화를 줄 수가 있는 것이다.
12) 뮤트(mute) 스위치 : 이 스위치를 누르면 음의 출력이 차단이 된다. 즉 소리가 안 나가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각 채널의 소리를 없애거나 할 때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 교회에서 여러개의 마이크를 사용할 경우, 마이크 상호간의 간섭으로 하울링이 생기기 쉽다. 이럴 경우 사용하지 않는 마이크나 악기의 채널에는 이 뮤트 스위치를 눌러놓아 출력이 나가지 않게 한다면 훨씬 깨끗한 음향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13) 오버로드(overload) 경고등 : 믹서로 들어오는 음량이나 혹은 나가는 음량이 너무 커서 음이 일그러질 때에 붉은불이 들어와 경고를 주게 된다. 이 오버로드 경고등이 들어올 정도의 음량이면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게 되므로 페이더나 입력 스위치를 낮추어 음의 크기를 낮추어 사용하여야 한다.
14, 15) 솔로(solo) 스위치 : 음이 스피커나 녹음기로 출력되고 있을 때에, 실제 출력과는 무관하게 믹서를 담당하는 사람만 헤드폰 등으로 들어 볼 수 있는 스위치이다. 예를 들어 A마이크에서는 목사님이 설교를 하고 계시고 B마이크에서는 찬양 인도자가 찬양 인도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 실제 출력으로는 목사님의 설교가 나가게 하고 B마이크의 채널은 15번 스위치를 눌러서(이때에 14번 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현재 찬양 인도자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믹서 담당자만 모니터 할 수 있는 장치인 것이다.
16), 17) 버스 선택(bus assign) 스위치 : 일반적으로 믹서에는 출력을 스테레오로 내보내는 메인 출력 이외에도 녹음기 에펙터 등으로 내보낼수 있는 그룹 출력이 내장되어 있다. 이 스위치는 각 채널의 출력이 어느 곳으로 나가게 하는가를 결정하는 스위치이다. 즉, 메인 스피커로 소리가 나가게 하면서 모니터 스피커 또는 후방 스피커로도 소리가 나가게 한다거나 녹음기로 소리가 나가게 선택하는 스위치이다.
18) 페이더(fader) : 위의 1번 트림 스위치에서 설정된 음의 입력레벨을 믹서 담당자가 높이거나 낮추는 것으로, 페이더의 위치는 “0”혹은 “U”라고 표시된 곳을 원점으로 각 채널을 모두 맞추어 놓으면 담당자 이외에 어느 사람이 만져도 사용이 편리해진다. 믹서 뿐만 아니라 녹음기, 각종 에펙터 등과 이 “0”점을 맞추는 것을 「유니티게인(unity gain)을 맞춘다」고 한다. 교회에서도 반드시 유니티게인을 맞추어서 믹서 사용을 편리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 페이더가 부드럽고 고장이 잘 안나는 믹서가 성능이 좋은 믹서라 하겠으며, 먼지가 들어가면 잡음의 원인이 되므로 항상 청결하게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많은 교회에서 믹서에 외부 이퀄라이저라던가 크로스오버, 디지털 에펙터 등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장비들은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장비이므로 교회에서 잘 다룰줄 아는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구입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일부 시공업자들이 괜스레 불필요한 장비들을 권해서 그저 겉보기만 번지레하게 보이고 실제로는 쓸모없는 장비들을 추천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제 교회쪽에서도 꼭 필요한 장비만을 구입하여 예산의 낭비를 막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