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의 독을 제거하는 신비한 진득찰
옛날, 함경도 함흥지방에 한 의생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길주지방을 지나다지쳐서 산비탈 바위에 몸을 의지해 쉬고 있었다.
그런데 저만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곳을 바라보았다.
족제비와 뱀이 싸우고 있었다.
싸움은 거의 끝나 있었다.
족제비가 뱀의 등 껍질을 물고 있었으며 족제비의 치독에 뱀은 죽어 있었다.
족제비는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뱀에게 다가가더니
그 뾰족한 이빨로 죽은 뱀의 목줄기를 힘껏 물어 뜯었다.
그런 다음 발톱으로 뱀의 목줄에서 배까지 내리찢었다.
그리고는 뱃속에서 무언인가를 한참동안 찾는 듯 했다.
이윽고 죽은 뱀의 뱃속에서 무엇인가가 나왔다.
그것은 놀랍게도 세 마리의 죽은 족제비 새끼였다.
그 족제비의 새끼인 모양이었다.
족제비는 이상한 풀잎으로 죽은 새끼드을 문지르기도 하고
목구멍에 가까이 대어 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그 풀잎들을 씹어서 거기에서 나온 즙을 새끼들의 콧가에 발라주는 것이었다.
그리고나서 얼마쯤 지나자 놀랍게도 죽은 줄 알았던
그 새끼들이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게 아닌가.
그는 이 기적 같은 일을 보고 크게 놀랐다.
또한 족제비의 지극한 모성애에 감탄도 했다.
그러다가 그는 그 기적의 풀을 주워서 살펴보았다.
그는 그 풀들을 모아 품속에 간직한 채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그날밤,
그는 어느 산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런데 산가의 주인은 그가 의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혹시 독뱀에 물렸을 때 좋은 약이라고 갖고 계신지요?˝
˝아니, 누가 독뱀에 물리기라도 했습니까?˝
˝예,
오늘 낮에 친척되는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독뱀한테 물려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답니다.˝
˝글쎄요.˝ 머뭇거리던 그는 불현듯 뇌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족제비가 썼던그 풀이 혹시 독뱀의 독을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가봅시다. 어쩌면 환자를 살려낼 방도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그가 주인과 함께 뱀에 물린 환자의 집에 가보니,
과연 사내가 드러누워서 기신을 못하고 있었다.
의생은 즉각 품 속에서 침을 꺼내 뱀에 물린 사내의 다리를 찌르고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는 간직해 두었던 그 풀잎을 꺼내어 환부에 붙여주었다.
그랬더니 환부의 독이 풀렸다.
침구멍으로는 독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환자가 소생했다.
이것을 본 그의 기쁨은 컸다.
물론 죽어가던 한 생명을 구해냈다는 기쁨도 큰 것이었지만,
이와 함께 독사의 독을 제거하는 신기한 약초를 발견한 기쁨도 말할 수 없이 컸다.
그가 이렇게 해서 발견해 내었다는 약초가 바로 진득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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