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꽃이 주로 데커레이션으로 쓰이지만 중국과 일본, 서양에서는요리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꽃은 예로부터 '화식'이라 하여 전통음식에 많이 사용됐다. 꽃으로 맛깔스럽게 장식한 화식은 자연과 각 계절의 맛과 향취, 아름다 움을 고스란히 음식으로 담아냈다. 또 꽃은 식물의 생식기에 해당해 풍년을 기원하고 아들을 낳게 해달라 는 기복의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 세시 풍속에 3월 3일 삼짓날에 궁중 에서 진달래화전을 만들고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전과 국화차를 만들 어 먹었다. 진달래 화전이나 국화전이 가장 유명하지만 선인들은 두견 화, 노란장미, 흰찔레꽃으로도 화전을 만들었다.꽃으로 만든 술과 차도 즐겨 마셨다. 옛사람들은 술과 함께 꽃향기로 함께 취할 수 있는 화주도 만들어 먹었 는데 국화 개나리 매화 송화 해당화 등을 넣었다. 매화 국화 해당화 장미꽃 등으로 차도 만들어 각 계절의 기분을 만끽했 고 원추리꽃 유채꽃 호박꽃 등으로는 장아찌나 국 등도 끓여 먹는다. 진달래 화전은 봄을 대표하는 전통 꽃음식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편해 봄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하다. 찹쌀가루에 끓는 소금물을 약간 넣고 반죽을 하고 밤알만큼 떼어 둥글 납작하게 빚는다. 여기에 진달래 꽃잎을 예쁘게 붙여 익히면 된다. 완 전히 다 익히기 전에 꿀이나 설탕시럽을 묻힌다. 장미 초밥은 장미가 한창인 봄 시즌에 별미로 만들어 먹으면 재미있다. 밥을 장미잎으로 감싸기만 해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안에 장미향을 가득 느끼기에 좋다. 장미초밥을 만들려면 밥을 만드는 것과 같이 불린 쌀로 밥을 고슬고슬하게 짓고 단촛물을 부어 밥을 식힌다. 초밥모양으로 만들어 식용 장미 꽃잎으로 감싸면 끝이다. 꽃음식은 보기에도 좋지만 약리효과도 있다. 국화는 방에 꽂아 놓는 것만으로도 몸을 치유해주는 효과가 있다. 발한 에 따른 두통, 어지러움, 관절의 통증, 고혈압, 눈의 피로에 효과가 있 어 차로도 많이 먹는다.
꽃요리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어릴 적 진달래나 아카시아꽃을 먹어본 경험이 있을 터. 진달래 화전과 국화차 등이 조선시대 문헌에도 등장할 만큼 꽃요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요리다. 물론 꽃으로 만든 요리는 예쁘고 화려하지만 눈의 즐거움이 전부는 아니다. 요즘 꽃요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웰빙(참살이) 열풍과 무관치 않다. 꽃요리를 연구하는 충남농업기술원 황의선 연구원은 “꽃요리는 화려한 외관 외에도 향기가 식욕을 돋우고 맛도 좋은 식품이어서 눈·코·입이 모두 즐거운 일석삼조”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수경재배한 무공해 꽃으로 만드는 요리는 어떤 유기농 채소 요리보다 몸에 좋은 웰빙 식품. 꽃요리는 만들기도 쉽다. 식용꽃을 일반 채소처럼 샐러드나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화려하고 상큼한 꽃요리를 주말 밥상에 올려보자.
# 식용꽃의 종류 식용으로 적당한 꽃은 색깔이 곱고 향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 장식용으로는 카네이션이나 데이지, 맛으로는 양란이나 팬지가 인기 있다. 국내 재배되는 식용꽃은 10여종이 채 되지 않는다. 주로 쓰이는 식용꽃은 다음과 같다. 카네이션:빨강, 핑크, 노랑 등 색깔이 예뻐서 화전이나 샐러드 감으로 적당하다. 화려해서 장식용으로도 좋다. 데이지:작은 꽃잎을 하나하나 떼어내 초밥이나 케이크 위에 뿌려준다. 맛이 담백하다. 팬지:단맛이 나고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잎이 큰 편이어서 쌈으로도 먹을 수 있다. 덴파레(양란):꽃잎이 약간 빳빳하기 때문에 샐러드에 넣으면 아삭아삭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볶음이나 튀김에도 적당하다. 줄리안:프리뮬러라고도 부른다. 색깔이 곱고 향이 진하며 질감이 부드러워 화채나 젤리로 만든다. 장미:비타민C가 풍부해 말린 후 차로 우려내 마시면 좋다.
# 식용꽃 구하기 위에 소개한 꽃이라고 해서 무조건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용꽃의 조건은 ‘수경재배’가 필수다. 땅에서 키운 꽃은 농약이나 독성이 함유될 수 있기 때문. 깨끗한 물에서 식용으로 키운 꽃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집에서 수경재배로 꽃을 피우기는 매우 어려운 만큼 식용꽃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식용꽃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나 양재동 꽃시장에서 살 수 있다. 서울 근교 허브농장에서도 식용꽃을 파는 곳이 많은데, 서울시내 유명 호텔에 식용꽃을 납품하는 곳으로는 과천 신금농산(02-503-8200)이 있다. 허브와 특수 야채를 소포장으로도 살 수 있으므로 나들이 삼아 찾아볼 만하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방법도 있다. 엔젤농장(www.angelfarm.co.kr)에서 각종 식용꽃을 판매하며, 상수허브랜드(www.sangsooherb.com)에서는 베고니아, 허브세이지 등 식용허브꽃은 물론 각종 꽃과 허브고추장을 한데 묶은 ‘꽃밥패키지’도 판매한다. 그린팜(www.grfarm.co.kr)에서도 미니장미와 양란, 식용꽃 세트를 구할 수 있다.
# 꽃요리 만들기 식용꽃을 구했다면 꽃요리를 직접 만들어보자. 꽃은 맛이나 향이 강한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에 곁들여야 그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세종호텔 한식뷔페 ‘은하수’의 이광진 조리장이 추천하는 간단한 꽃요리 3가지. ▲꽃새우찜 ▷재료: 중하 5마리, 데이지 등 식용꽃, 약주 약간, 소금 약간 ▷만드는 법: ① 새우의 등을 가른 후 넓게 펴고 내장을 제거한다. ② 새우를 칼끝으로 두드려 살이 뒤틀리지 않게 한다. ③ 약주를 약간 뿌린 후 소금으로 간한다. ④ 식용꽃을 뿌려 찜기에 찐다. ▲꽃증편 ▷재료: 멥쌀가루 5컵, 막걸리 1/4컵, 미지근한 물 1/4컵, 줄리안 등 식용꽃 5송이, 설탕 1/2컵, 소금 1/3큰술 ▷만드는 법: ① 쌀가루를 막걸리와 물, 설탕, 소금으로 반죽한다. ② 반죽을 증편 틀에 넣고 꽃을 올린다. ③ 찜통에 쪄 낸다. ▲화전 ▷재료: 찹쌀가루 5컵, 진달래, 카네이션 등 식용꽃 10송이, 소금 1/2큰술, 설탕 1/2컵 ▷만드는 법: ① 찹쌀가루에 뜨거운 소금물을 약간 넣고 반죽한다. ②반죽을 작게 떼어 둥글납작하게 모양을 만든다. ③ 팬에 반죽을 지지면서 한쪽에 꽃잎을 놓고 눌러준다. ④ 익힌 전에 꿀이나 설탕 시럽을 묻힌다. 글 권세진, 사진 황정아 기자 sjkwon@segye.com 꽃요리를 맛보려면 서울 근교의 허브농장을 찾으면 된다. 농장에서 싱싱한 꽃을 따서 즉석에서 만든 꽃요리를 먹을 수 있다. 포천의 허브아일랜드(031-535-6494)와 청원 상수허브랜드 내 레스토랑 ‘허브의 성’에서는 꽃밥, 꽃샐러드, 허브스테이크 등을 내놓는다. 허브농장도 구경하고 신선한 꽃요리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발산동의 한식 전문점 허브리아(02-3664-8012)에서는 매일 허브농장에서 공수하는 꽃으로 만든 허브꽃밥과 꽃샐러드를 판매한다. 세종호텔 은하수(02-3705-9141)와 메이필드호텔 봉래정(02-6090-5800) 등 유명 한식 레스토랑들은 진달래가 만발하는 4월 중순부터 꽃요리 축제를 열 예정이다. 꽃 샐러드나 비빔밥 외에도 꽃으로 만든 화려한 케이크를 원한다면 압구정동의 이승남의 꽃과빵(02-516-3971)을 찾아보자. 생크림 케이크를 생화로 장식한 꽃케이크는 화려하고 향기로워 생일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 사용하기에 좋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활짝 피어나는 꽃차는 춘곤증을 날려준다. 식용장미 전문업체인 홈로즈코리아(02-742-3389)에서는 장미 꽃봉오리를 말려 만든 장미차를 선보이며, 티프레쉬(www.teafresh.co.kr)에서는 매화차, 찔레꽃차, 물망초차를 판매한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꽃밭이 밥위로 ‘꽃밥’
휴갓길 잠시들러 원기회복 ‘한술’ 밥과 꽃. 어울리지 않을 듯한 짝이다. 그러나 보고 냄새맡고 맛보는, 멋과 맛의 총화를 이루는 어울림이기도 하다. 웰빙(참살이) 바람을 타고 꽃을 즐기며 직접 먹을 수 있도록 한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때이른 무더위로 피서 휴가가 더욱 기다려지는 때다. 올여름 휴가 계획에, 오고 가며 꽃밥을 맛보는 일정을 끼워넣으면 어떨까. 전국 곳곳의 식물원·허브농원 들에선 먹을 수 있는 꽃을 친환경적으로 길러 식탁에 올리는 식당을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피서 여행길에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싱그러운 꽃밥 한 그릇으로 달래 보자. 시각·후각·미각은 물론, 꽃잎을 집어들어 느끼는 촉각,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소리를 듣는 청각까지, 오감이 즐거운 식탁이다. 잘 가꿔진 꽃정원 감상은 덤이다. 장식용으로 한두 송이 꽃을 요리에 곁들이는 일본 등 다른 나라 방식의 꽃음식이 아니다. 오색 빛깔 꽃잎들을 풍성하게 밥에 덮고, 온갖 새순이며 야채들과 고추장을 한데 비비고 버무려, 한 숟가락 듬뿍 떠 들고 꽃잎을 얹어 함께 먹는 우리식 비빔밥이 주류를 이룬다. 꽃주먹밥도 있고, 꽃샐러드도 있고, 꽃김밥도 있다. 냉국이나 물김치 따위에 꽃잎을 뛰워 분위기를 살리는 건 기본이다. 제비꽃·봉선화·한련화…오색빛깔 꽃잎들이
꽃밥에 주로 이용되는 허브 식물은 보라색·노랑색·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비올라 등), 강렬한 주황색 꽃이 아름다운 한련화(나스터튬), 분홍·주황·보라빛 꽃을 피우는 봉선화(임파첸스) 종류, 그리고 흰 베고니아, 꽃받침이 특이한 주황·노란색의 브라질아브틸론 등이다. 각기 다른 빛깔과 향기를 지닌 꽃들은 먼저 눈과 코를 즐겁게 한 뒤, 입에 들어가 달콤하고 새콤하고 매콤한 맛을 뽐내게 된다. 사각사각, 아삭아삭 부드럽게 씹히며 마음을 가라앉혀준 뒤엔 몸에 흡수돼 활력을 안겨준다. 1998년 식용 꽃과 비빔밥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꽃밥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상수(52) 청원 상수허브랜드 대표는 “꽃에는 대체로 24가지의 아미노산과 12가지의 비타민, 16가지의 미네럴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꽃은 인간의 면역력을 길러주고, 노화를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천연 건강식품”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허브농원·식물원 들에선 농약을 전혀 안 쓰거나, 저농약 생산한 꽃들을 식용으로 쓰는데, 일부에서 쓰는 농약도 겨자 등 식물에서 추출한 생농약이라고 한다. 아산 세계꽃식물원의 남기중(48) 원장은 “생농약을 최소한으로 친 뒤 여러 단계를 거쳐, 잔류량이 전혀 없는 꽃을 식탁에 올리므로 농약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꽃과 꽃밥을 맛본 뒤엔 대개의 농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허브비누 만들기, 화분 만들기, 향기주머니 만들기, 손수건 꽃물 염색, 꽃 압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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