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호 / 헵시바 멀티미디어 선교회 대표 한달 전 쯤에 필자는 미국 뉴져지주에 위치한 본당 약 550석 규모의 A 장로교회 음향 시스템을 시공할 기회가 있었다. 그 곳 교회에서 불과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FM 라디오 방송국이 있었다. 그런데 그곳 방송국의 전파가 교회의 불량 시공된 전원선으로 유도가 되어 FM 방송이 음향시설로 타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교회측에서는 방송국이 가까워 그러려니 하고 별 다른 대책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새로이 음향시설을 보강하면서 필자와 그 문제를 상의하게 되었다. 인근에 방송국이 있는 경우 간혹 발생하는 문제로 각 음향기기의 전원선에 페라이트 코어(Ferrite Core)를 감아 줌으로써 간단히 해결을 하였는데, 비단 이 장로교회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회가 갖고 있는 잘못된 음향기기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위에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기초적인 음향 지식을 교회의 음향 담당자는 반드시 갖추기를 권하는 바이다. 교회 음향이 예배와 찬양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되풀이 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비품 중에서도 가장 고가품에 속하는 장비들을 전혀 알지 못하고 다룬다는 것이 오히려 의아한 일일 것이다. 스피커를 설치하다 보면, 스피커의 지향 특성으로 인하여 잘 들리지 않는 사각지대(死角地帶)가 생긴다. 이럴 경우, 스피커를 그 장소에 하나 더 달면 되겠지 하고는 사용하다가 남아있던 스피커 하나를 그 장소에 설치한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저음이 적고 음의 확산이 좋은, 고(高)임피던스 매칭 트랜스를 사용하는 칼럼 스피커를 교회에서 많이 사용하였으나, 요즘은 그보다 음질이 부드럽고 주파수 대역이 넓은 공연장용 저(低)임피던스 대형 스피커들을 선호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그 두가지를 함께 사용하려면 그에 맞는 각각의 앰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추가로 구입한 스피커를 그냥 선만 연결하여 함께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스피커를 추가 설치할 때에는 임피던스 매칭을 하여 음이 찌그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나아가 앰프나 스피커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또한 특성이 다른 스피커를 함께 설치함으로 음색이 달라지거나 혹은 출력 레벨이 달라서 조정이 힘들어진다거나 심하게는 오히려 스피커를 추가함으로써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것을 안다면, 그런 주먹구구식 시공을 안하게 될 것이다. 앰프의 출력이 크거나 스피커의 허용 입력이 크면 큰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오류도 음향교육을 위한 좋은 예이다. 소리의 크기인 음량은, 앰프의 출력과 스피커의 이득에 관한 문제이지 스피커의 허용입력과는 관계가 없다. 또한 500석 정도의 교회일지라도 100와트급 앰프이면 충분하다. 여유있는 용량을 감안하더라도 성능좋은 고전류(High Current) 200와트급 앰프이면 되는데, 무리하게 500와트, 1000와트급 앰프를 사용하는 것도 낭비라 하겠다. 다시금 말하거니와 각 교회의 음향 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위에서 말한 뉴져지의 교회에서 전도사님 한 분과 집사님 한 분을 모시고 약 두 시간에 걸쳐서 기초적인 음향 원리를 설명드렸더니, 반(半)기술자가 되시는 것을 보고, 음향에 대한 이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둘째로, 장비 구입에 신중해야 하겠다. 며칠 전에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M 교회를 방문하였을 때에, 성가대석에는 A라는 외국의 유명 메이커의 초지향성(Super Direction) 마이크가 설치된 것을 보았다. 이러한 마이크는 일정 위치만의 소리만을 잡기 때문에 성가대용으로는 전혀 부적합한 것이라 하겠다. 교회에서 마이크를 판매하는 업체에 문의하자 “이것이 제일 좋은 것입니다”하고 권하게 되었고, 교회에서는 마이크에 대한 상식이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교회들이 무조건 값비싼 것이 좋은 것인 줄로 오해를 하고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고감도 콘덴서 마이크를 강단에 많이 설치하여 놓았다. 이는 마치 가장 비싼 최고급 승용차를 사가지고 자동차 경주에 나가겠다는 발상과 마찬가지라 하겠다. 자동차 경주에는 경주용 자동차가 필요한 것이지, 최고급 승용차가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특별히 마이크는 지향성과 감도가 각각의 용도에 따라 수십 가지가 있기 때문에 비싼 마이크가 꼭 좋은 마이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다. 여러 교회를 방문하다 보면, 우리 교회는 앰프가 최고급품입니다, 우리 교회는 마이크가 일류 제품입니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실제로 교회에서 알고 있는 음향시설에 대한 정보라는 것이 잘못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최고급이라고 산 앰프가 사실은 가정용 하이파이 최고급 앰프라거나, 성능좋은 일류 제품이라는 마이크가 강단 설교용으로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지향성이 없는 고감도 레코딩 마이크라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반면에 가격에 비해 전혀 제품의 수준이 낮은 제품을 모르고 구입한 사례가 교회 음향시설에 빈번히 나타나는 것도 하나의 교회음향시설의 특징이라 하겠다. 많은 교회가 한두가지의 음향장비는 위와 같이 업자가 권하는 것을 무조건 구입하여 사용하다가 나중에서야 그것이 적합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사례들을 보게된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하여 적절한 용도와 가격을 파악하고 장비 구입을 하여야 하겠다.
셋째로, 무조건적으로 다른 교회의 음향시설을 본떠서 설치하는 것은 금물이다. 필자가 몇몇 교회를 방문하여 보니, 스피커는 E社 제품, 믹서는 S社 제품, 앰프는 C社 제품 등으로 천편일률적이었다. 어느 교회를 방문하여 아주 깨끗한 음질의 음향시설을 접하거나 혹은 유명한 찬양팀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음향장비를 구입할 때에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어느 교회와 똑같이, 어느 찬양단과 같은 것으로- 이렇게 음향 장비와 시설을 구입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음향기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 같으나 각 교회마다의 건축구조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다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경우이다. 건축물의 규모나 재질, 기타 여러 상황으로 볼 때에 어느 교회의 잘된 음향시설이 우리 교회에 똑같이 설치되어서 같은 성능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대형교회의 음향시설이 시범 케이스(?)처럼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설치되어 가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음향시설의 문제점들을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무지에서 오는 결과라 하겠다. 국내 음향업계의 현실은, 국내 제품은 다소 제품의 수준이 미흡하고, 수입 제품은 다양한 수입선으로 소비자에게 싸고 좋은 제품을 선보인다기보다는 지명도가 높고 마진이 높은 제품들을 우선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수입선이 아닌 몇몇의 유명 브랜드들이 제한되게 수입되고 있어서 그만큼 선택의 여지가 소비자측인 교회에 없다고 보아야겠다. 더구나 교회에 음향이나 전자, 전기 쪽에 많은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고 보면, 시공업체측의 횡포는 더 심해진다. 물론 많은 변수를 갖고 있는 음향시설 공사를 교회측에 설명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들게 되므로 업체쪽에서는 “그냥 따라하세요, 이것이 최고입니다”하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전문가적(?)으로 보이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정확한 가격과 성능을 모른는 음향기기에 대한 폭리가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생산업체에게도 문제가 있겠으나, 외국산 제품이 대부분 주류를 이루는 음향시설들은, 교회 내에서 현지의 정확한 가격 파악도 힘들고, 현지의 시장 추세도 모르는 경우인지라, 그대로 시공업체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회의 상황은 전혀 고려를 않고 자신들이 취급하는 몇몇 제품들 중에 마진이 큰 제품만을 무조건 권하는 시공업자들도 간혹 있으니 교회 쪽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있어야 하겠다. 좀더 솔직한 음향업계의 사정은, 몇몇의 음향업체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음향이론이 없는 시공업자들이 음향시설을 하다보니, 예전부터 팔고 있던 음향제품을 교회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어느 교회나 똑같이 설치해 주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교회 쪽의 음향시설에 대한 무지가 가세되어 많은 경우 시설투자에 비하여 만족할 만한 음향시설이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설치된 음향 장비들은 다시금 음향시설을 개선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성능이 나빠져서 타이어만 교체하면 주행감이 좋아진다고 선전하거나 좌석만 교체하면 승차감이 좋아진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음향시설의 개선은 교회 건축물의 구조에서부터, 자재, 그리고 입력단인 마이크에서 연결선, 전원장치, 그리고 출력단인 스피커까지 일관적인 성능향상에서 음질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어느 한 부분을 교체한다고 해서 성능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국내 교회 건축물이 벽돌이나 콘크리트 등 석재를 사용하여 건축을 하고 있으므로 일단 매입된 마이크선이나 전선 등을 교체한다거나 스피커의 위치 변경 등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고가의 음향시설을 할 경우, 경험이 풍부하고 신뢰할 만한 업체를 선정하든가 아니면 시공업체를 감독할 감리업체를 따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넷째로, 설치후 미조종과 관리 및 교육이 필요하다. 일단 설치된 음향시설들은 계속적인 미조종과 관리가 필요하다. 어느 교회는 처음 설치된 음향시설들을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잠궈놓는 경우까지 있는 것을 보았다. 이는 각 기기의 특성이나 음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기들을 만져서 혹시나 조종이 빗나가거나 고장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 하겠는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치된 음향 시설이란 있을 수가 없다. 음향 시설들이 제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기 까지는 마이크에서부터 믹서, 앰프, 에펙터,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미조종을 해가면서 기기의 특성과 성능을 이해하고 관리를 잘 해 주어야 하는 것이지, 시공업자들이 설치해 주고는, “자, 다 되었습니다. 사용하실 때에는 여기 전원 스위치만 넣으십시오”하는 것이 최상의 음향기기 운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향기기는 교회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이나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예배와 찬양을 돕는 악기라 하겠다. 피아노에는 좋은 피아노 반주자가 있어야 아름다운 선율이 나오듯이, 음향시설도 그 기기들을 충분히 잘 다루는 담당자가 있어야 제 성능을 충분히 다룬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음향시설에 불만을 갖고 자꾸 새로운 장비들을 추가로 구입해 나가는데 그러한 구입 결정 이전에, 혹시 그 시설들을 제대로 다루고 있었는지, 담당자는 그 시설들의 성능을 잘 파악하며 운영하고 있었는지, 음향기기들의 관리는 잘해주고 있었는지부터 살펴 보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출처] [펌] 교회 음향 - 기초적인 장비관리 방법|작성자 cwknm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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